작년 여름 한국 갔을 때..
참으로 오랫만에 태종대에 가보았다..
가본 지 한 20년쯤 되나?
요즘은 무슨 얘길해도 기본이 20년이다..
점점 빛바래져가는 숫자들과 함께 나이를 드는 건가.. ㅋㅋ
그런데 그 20년 보다 더 오래 전에..
그러니까 아주 어렸을 때.. 6살? 7살?.. 그럼 이건 도대체 몇수십년 전 이라는 건지.. ^^;;
계산하기 귀찮아 숫자 얘긴 이제 그만 하고..
하여튼 내가 아주 어렸을 때, 부산으로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은 초여름에.. 아버지가 네자매들 모두를 데리고 태종대에 갔었다..
(대구서 학교 다니고 있는 큰 언니는 제외하고)
화창한 날이었지만 파도는 몹시 거세었다..
조개 딱지가 다닥다닥 붙은 울퉁불퉁한 바위들과 거센 파도들을 아버지 손 잡고 신기하게 구경하고 있는데..
갑자기 들린 외마다 비명 소리..
깜짝 놀란 아버지가 내 손을 황급히 놓고 뛰어가고.. 뒤이어 어린 나도 깨달은 건.. 악, 둘째언니가 물에 빠졌다!!
너무 가까이서 바다 구경을 하던 둘째 언니가 파도에 휩쓸려 버린 것이다..
그 뒤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흠뻑 젖은 아버지가 역시 흠뻑 젖은 언니를 안고 나타나신 것만 또렷히 생각난다..
그 어린 날의 기억 때문에,
태종대=둘째 언니가 바다에 빠진 곳 이라는 등식이 늘 머리 속에 깊이 박혀 있다.. 이 나이까지도.. ㅎㅎ
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태종대에 갔다..
어릴 적 그 날처럼 아주 화창한 날이긴 했지만, 너무 더워서 숨이 턱턱 막히고 파도도 세지 않은 한 여름 날에..
늘 그리웠던 바다.. 캘거리에선 바다를 보려면 비행기 타고 두 시간 밴쿠버로 날아가야 한다..
내가 사는 도시에 바다가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지...
모두 무더위에 진이 빠지긴 했지만 아무도 바다에 빠지는 일 없이 우린 무사히 태종대를 둘러 보았다..
정말 더웠다... -_-;;;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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